안녕하세요. 사공입니다.
책 내용 중에 일부를 공개합니다. 명리 고서를 공부하실 때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주요 사주명리 고전
사주명리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학문입니다. 우리가 배우는 자평명리학은 서자평의 이론에서 시작되어, 현재까지 많은 명리학자들이 각자의 이론을 발전시켜 왔습니다.
사주명리를 공부하다 보면 다양한 명리 고전 이론을 자주 접하게 됩니다. 고전 이론은 입문과 초급 단계에서는 큰 도움이 되지 않지만, 중급 이상의 본격적인 통변 학습에서는 많은 도움이 됩니다.
명리학의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 주요 명리 고전과 이들의 발전 과정을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설명 중에 어려운 용어가 있을 수 있으니, 교양 서적을 읽듯 가볍게 읽어보시기 바랍니다.
(1) 삼명학(三命學) 고전
자평명리학은 일간을 중심으로 한 명리학 이론 체계입니다. 삼명학(三命學)은 자평명리학 이전의 명리학으로, 년간을 중심으로 녹(祿)·명(命)·신(身)의 삼원론을 중요시한 이론입니다. 흔히 삼명학은 고법(古法), 자평명리학은 신법(新法)이라고 부릅니다.
삼명학은 삼명법(三命法)이라고도 하며 자평명리학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대표적인 삼명학 저서로는 『이허중명서(李虛中名書)』, 『원천강오성삼명지남(袁天綱五星三命指南)』, 『낙록자부(珞琭子賦)』, 『옥조정진경(玉照定眞經)』 등이 있습니다.
주) 삼원론(三元論)
삼원(三元)은 고법 체계의 핵심 이론으로, 천원(天元), 지원(地元), 인원(人元)을 말합니다. 다시 천원, 지원, 인원을 각각 녹(祿), 명(命), 신(身)으로 일컫는데 사주에서 녹은 천간, 명은 지지, 신은 납음오행(納音五行)을 뜻합니다.
녹·명·신 각각의 오행 생극, 쇠왕(衰旺, 약하고 강해짐)과 부귀(富貴)를 의미하는 재성과 관성을 살펴 사람의 타고난 운명을 판단합니다. 훗날 신법에서는 납음오행이 지장간으로 바뀌어 천간, 지지, 지장간이 삼명이 됩니다.
이허중명서(李虛中名書)
『이허중명서(李虛中名書)』의 원저자는 귀곡자(鬼谷子)로, 기원전 4세기 전국시대 제(齊)나라(또는 초나라) 출신의 종횡가 사상가입니다. 귀곡자는 신비스러운 인물로 전설에 따르면 성(姓)은 왕(王)이고 이름은 후(詡)였습니다.
귀곡자는 명리학의 시조로 여겨지며, 귀곡에서 숨어살았기 때문에 귀곡자 또는 귀곡선생(鬼谷先生)이라 불렸습니다. 그는 천문, 지리, 역법, 처세술에 능통했고, 특히 그의 처세술 책 『귀곡자(鬼谷子)』가 유명합니다. 또한 명리 저서로 『귀곡자유문(鬼谷子遺文)』을 저술했는데, 당나라 말기 이허중(李虛中)이 이를 주석하여 출간한 책이 바로 『이허중명서』입니다. 참고로, 『이허중명서』의 이론을 단순화하고 그림으로 쉽게 풀이하여 민간에서 유행한 책이 『당사주』입니다.
『이허중명서』의 특징은 납음오행을 중시하며, 녹명신(祿命身)의 삼원(三元) 삼명(三命)사상, 잉태한 달을 년월일시와 함께 보는 년태월일시(年胎月日時) 오주(五柱) 체계, 년간이 근본이 되고 일주가 주체(命主)가 되는 년본일주론(年本日主論), 삼원오행의 왕쇠강약(旺衰强弱) 판단, 년간 중심의 십이운성(十二運星), 음생양사(陰生陽死) 십이운성 관점, 수(水)와 토(土)를 동일시하는 수토동궁(水土同宮) 관점, 재성과 관성 중시, 그리고 각종 신살(神煞)의 활용 등을 들 수 있습니다.
이허중(李虛中)은 자(字)가 상용(常容)으로, 당나라 황제 헌종 시절 전중시어사(殿中侍御史)까지 오른 인물입니다. 그는 오행서(五行書, 음양오행 관련 책)에 매우 능통했으며, 사람이 태어난 생년월일(生年月日)에서의 일진(日辰)과 간지(干支) 간의 생극제화(生剋制化), 쇠왕, 생사를 보아 수명, 귀천, 길흉을 추리했다고 합니다. 이허중의 저술로는 『오행요론(五行要論)』, 『직도가(直道歌)』가 기록되어 있으나 현재 전해지지 않습니다.
주) 태(胎)
태(胎)는 태월(胎月), 입태월(入胎月)로, 잉태한 달을 의미합니다. 태어난 달에서 280여 일을 빼서 계산합니다. 조산인 경우 감안하여 계산합니다. 예를 들어 2013년 11월 17일에 태어났다면 280일을 빼서 2월 10일로 계산합니다.
주) 납음오행(納音五行)
납음오행(納音五行)은 60갑자를 전통 음악의 5음(五音)인 궁, 상, 각, 치, 우(宮商角徵羽)에 대입해 얻은 오행입니다. 만세력 앱에서 ‘해중금’, ‘천상화’, ‘대해수’, ‘송백목’, ‘벽상토’ 같은 용어를 가끔 볼 수 있는데, 이것이 간지에 배속된 납음오행입니다. 납음오행은 두 개의 간지마다 하나의 납음이 배속되어 총 30개가 있습니다.
납음오행은 세 글자로 이루어지는데, 앞 두 글자는 오행의 특성을 뜻하고 마지막 글자는 오행을 의미합니다. 예를 들어 무인(戊寅)과 기묘(己卯)는 납음이 ‘성두토(城頭土)’인데, 성두토는 성 꼭대기만큼 토가 높이 쌓였다는 의미입니다.
납음오행의 기원에 대해서는 『삼명통회』에 따르면 중국 삼황오제 황제(黃帝)가 대요(大堯)씨에게 명하여 성립했다는 설과, 『연해자평』에서는 대요씨에서 시작하여 귀곡자가 완성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옥조정진경(玉照定眞經)
『옥조정진경(玉照定眞經)』은 중국 춘추시대 진(晉)나라의 곽박(郭璞)이 편찬하고, 장옹(張顒)이 주해를 달았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서자평(徐子平)이 년태월일시, 납음오행 등 고법을 신법으로 수정하고 주석을 달아 『옥조신응진경(玉照神應眞經)』으로 편찬했습니다.
『옥조정진경』은 삼원론, 년태월일시, 납음 등 고법 이론 체계를 그대로 적용하고 있습니다. 또한 장옹의 『옥조정진경』 주석에는 “삼명(녹명신)이 균평(均平)하면 길고 오래가니 태과하면 기(氣)를 내려야 하고, 불급하면 기(氣)를 왕하게 해야 한다.”라는 문장이 있습니다. 여기서 ‘균평’은 오행의 조화나 중화를 의미합니다. 이후 서자평도 ‘균평’을 그대로 사용하였으며, 오행의 조화와 중화 개념이 『옥조정진경』부터 이어졌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이 책은 '사주'라는 고유 명사를 최초로 언급한 책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낙록자부(珞琭子賦)
『낙록자부(珞琭子賦)』는 중국 전국시대의 낙록자(珞琭子)가 저술했다고 알려진 책입니다. 서자평(徐子平), 이동(李仝), 왕정광(王廷光), 석담영(釋曇瑩) 등이 주해를 달아 여러 번 출간되었으며, 삼명학의 중요한 서적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기존의 년태월일시 오주체계를 그대로 사용하면서도 자평학에 가까운 년월일시 사주체계를 명확히 사용한 책입니다.
석담영은 『낙록자부』를 계승하여 주해를 단 『낙록자소식부주』를 저술하였고, 서자평은 『낙록자부』를 재해석하고 자평명리 이론을 접목하여 『낙록자삼명소식부주(珞琭子三命消息賦注)』를 저술했습니다. 서자평의 이론을 계승한 『연해자평』과 『삼명통회』에도 낙록자 소식부가 실려 있어 그 명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석담영의 『낙록자부주』는 『이허중명서』와 비슷한 점이 많습니다. 녹명신 삼원론과 년태월일시 오주체계, 년본일주론, 납음오행의 왕쇠강약 중시, 각종 신살의 활용, 녹마(祿馬, 재성과 관성) 중시 등 고법 명리의 주요 특징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이 책에서는 십이운성의 음생양사·양생음사, 수토동법, 근묘화실론(根苗花實論), 음양의 배합 중시, 오행의 다용성(多用性) 강조, 오행의 적용(適用) 등을 다루며, 이러한 이론들은 현재의 신법 명리에서도 유효하게 사용되고 있습니다.
고법 오주(五柱)체계

(2) 연해자평(淵海子平)
『연해자평(淵海子平)』은 최초의 자평명리 저서로, 이 책의 원저자는 중국 남송(南宋) 시대의 서대승(徐大升)으로 본명이 서승(徐均)이고, 자는 동제(東齊)로, 남송 말기의 인물입니다.
그는 서자평(徐子平)의 이론을 계승하고 정리하여, 1253년에 『자평삼명통변연원(子平三命通辯淵源)』이라는 제목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후 이를 보완하여 『자평연해(子平淵海)』를 새로 간행했습니다. 이후 『자평삼명통변연원』과 『자평연해(子平淵海)』는 각각 『연원』과 『연해』로 줄여 불렸습니다.
이 책은 후대 여러 학자들에 의해 보완되고 추가되어 전승되었습니다. 명나라 1644년, 출판사를 운영하던 당금지(唐錦池)는 당시 자평이론과 실례, 구결(口訣)을 추가하고, 서대승의 『연원』과 『연해』를 하나로 합쳐 총 5권으로 『신간합병관판음의평주연해자평(新刊合倂官板⾳義評註淵海子平)』을 발행했습니다. 이후 이 책을 『연해자평』으로 줄여 부르게 되었습니다.
『연해자평』은 서자평의 이론을 계승하여 일간 위주의 통변법으로 오행의 상생상극, 년월일시를 근묘화실에 대입하여 통변하고, 12포태법(12운성)과 오행 왕상휴수사, 월지 중심, 지장간론, 십신, 사길신, 사흉신, 합형충, 신살, 대운, 소운, 유년(세운), 격국 등을 체계화했습니다.
이 책은 신법 명리 태동기 저서로, 오늘날 잘 사용되지 않는 일부 고법과 삼명법의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또한, 작가의 견해 없이 각 이론들을 잘 정리하여 나열하고 많은 주(註)를 달아 보완했습니다.
서자평(徐子平)
서자평(徐子平, ?~?년)은 중국 오대(五代)~남송의 학자로, 성은 서(徐), 이름은 서거이(徐居易), 자는 자평(子平)입니다. 그는 동해 출신으로, 자평명리학의 시조로 불립니다. 별호는 ‘사척선생(沙滌先生)’ 또는 ‘봉래수(蓬萊叟)’로 불렸습니다. 『연해자평』의 소식부와 격국론, 삼명통회의 『명통부』가 그의 저서로 알려져 있습니다.
(3) 적천수(滴天髓)
『적천수(滴天髓)』는 명리 고전의 최고봉으로 여겨지는 책으로, 근현대 명리 이론에 막대한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 책의 저자는 명나라 개국공신이자 군사였던 유백온(劉伯溫)으로 알려져 있으나, 정확하지는 않습니다.
『적천수』의 원문은 명리학 원리를 간략한 문구로 기술하여 함축적이고 추상적이며 난해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주해서(註解書, 뜻을 풀이한 책)가 출간되었습니다. 주요 주해서로는 청나라 진소암의 『적천수집요(滴天髓輯要)』, 임철초가 1848년에 증주한 『적천수천미(滴天髓闡微)』, 중화민국 시절 서락오가 1934년에 증주한 『적천수징의(滴天髓徵義)』와 1937년에 발간한 해설서 『적천수보주』가 있습니다.
이 책은 주로 일간을 중심으로 하여 오행의 상생상극, 육친론, 억부론(抑扶論), 격국, 체용론(體用論), 형상론(形象論), 기세론(氣勢論), 빈부귀천, 성정 등을 다룹니다. 특히 신강신약에 의한 오행의 중화를 판단하는 억부용신론의 바이블로 불립니다.
유백온(劉伯溫)
유백온(본명 유기, 劉基, 1311~1375년)은 자가 백온(伯溫)입니다. 그는 명나라를 건국한 주원장의 군사로, 군사, 지리, 천문, 역법에 밝았습니다. 청나라 1658년 진지린이 출간한 『적천수집요』에 따르면 유백온이 원저자로부터 『적천수』를 넘겨받아 해설하고 경도(京圖)라는 이름으로 발간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임철초(任鐵樵)
임철초(任鐵樵, 1773년~?)는 청나라의 명리학자로, 『적천수천미』에 따르면 계사년 무오월 병오일 임진시(癸巳 戊午 丙午 壬辰)에 절강성에서 태어났습니다. 큰 꿈을 가졌으나 일이 잘 풀리지 않았고, 가족에게도 무시를 당했다고 합니다. 그는 모든 것이 운명이라며 순리를 받아들였습니다.
서락오(徐樂吾)
서락오(徐樂吾, 1886~1948)는 중국 청나라 말기부터 중화민국 초기의 명리학자로, 중국 명리학의 체계를 정립하는 데 기여했고, 한국 명리학계에도 많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1886년 4월 6일 병술년 임진월 병신일 병신시(丙戌 壬辰 丙申 丙申)에 태어나 1948년 무자년(戊子年)에 사망했습니다.
주요 저서로 『자평진전평주』, 『적천수징의』, 『적천수보주』, 『궁통보감평주』, 『조화원약평주』 등이 있으며, 명리학의 고전을 정리한 저서들이 한국에서 유명합니다. 그 외에도 명리 입문자를 위한 『명리입문』, 명리학의 연원을 설명한 『명리심원』, 유명 인물의 사주를 풀이한 『고금명인명감』, 자신의 모든 이론을 종합 정리한 『자평수언』 등이 있습니다.
서락오는 중국 근현대 3대 명리학자로, 어려운 고전을 명료하고 쉽게 정리했습니다. 그러나 고전 원문 해석을 지나치게 주관적으로 의역하거나 오역한 부분이 있었고, 저서가 많다 보니 자평진전, 적천수, 궁통보감의 이론이 섞여 일관성이 없는 경우도 있어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따라서 서락오의 저서를 공부할 때는 원문을 함께 해석하며 공부해야 합니다.
(4) 난강망(欄江網)
『난강망(欄江網)』은 1300년대 중국 명나라 시기에 쓰인 것으로 추정되며, 원저자는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이후 1700년대 청나라 초기 천문관들이 이를 『조화원약(造化元鑰)』으로 편저하였고, 1800년대 청나라 말기 여춘태(余春台)가 다시 편저하여 『궁통보감(窮通寶鑑)』으로 출간했습니다.
이후 서락오는 1937년에 『궁통보감평주(窮通寶鑑評註)』를, 1941년에 『조화원약평주(造化元鑰評註)』를 발간하며 세상에 널리 알렸습니다. 현대의 대다수 『궁통보감』 책은 서락오의 『궁통보감평주』를 참조한 것입니다.
『궁통보감』의 저자인 여춘태는 청나라 말기의 인물로, 문학, 역사, 명리 등 다양한 학문에 능했습니다. 『궁통보감』의 서문에 따르면, 어느 날 친구가 찾아와 『난강망』 필사본을 전하며, 기존 자평명리에서 조후법(調候法)을 보완한 쉽고 명확한 이론을 후대에 전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여춘태가 이를 살펴보니 오행의 생극과 팔괘의 착종(錯綜, 여러 사물과 현상이 뒤섞임)을 이루는 이치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는 『난강망』에서 잘못된 부분을 고치고 생략된 부분을 보완하여 명확하게 편저한 후 『궁통보감』을 출간했습니다.
『궁통보감』은 월지의 계절, 기후, 온도를 중심으로 통변하는 조후론(調候論)의 바이블입니다. 일간과 월지의 오행의 한난조습(寒暖燥濕)을 분석하고, 사주에서 이를 조화롭게 하는 기운을 찾아 길흉화복을 판단합니다. 월지 환경에 있는 일간의 상태를 보고 어떤 간지가 조화를 이룰지를 봅니다.
억부론은 오행의 기세를 판단하여 신강과 신약을 보는 방법입니다. 반면 조후론은 간지의 차이를 인지하고, 지지에서 주도적 역할을 하는 월지를 기준으로 오행이 아닌 간지로 세분화하여 접근한 통변법입니다.
다만 조후론은 일간과 월지를 중심으로 판단하기 때문에 사주 전체를 보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궁통보감』만으로 통변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으며, 『궁통보감』 서문에서 밝히고 있는 것처럼 자평명리를 보완하는 이론으로 활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5) 명리정종(命理正宗)
『명리정종(命理正宗)』은 중국 명나라의 장남(張楠)이 1590년경에 출간한 저서로,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벽류명리정종(闢謬命理正宗)』, 『신봉벽류(神峯闢謬)』, 『신봉통고(神峯通考)』라고도 합니다.
이 책은 『연해자평』과 『적천수』의 이론을 계승하여 중요한 부분을 설명하고, 기존의 잘못된 이론을 과감히 비판하고 보완했습니다. 이를 입증하기 위해 사주 예시를 들었고, 장남 본인의 이론을 덧붙여 저술했습니다. 그는 동정설(動靜說), 개두설(蓋頭說), 병약설(病弱說) 등 독창적인 이론도 제시했습니다.
그 외에도 육친론, 12운성 수토동법(水土同法), 오행 전도론(顚倒論), 입고설(入庫說) 등을 주장했습니다. 주요 이론 중 하나인 동정론을 예로 들면, 동(動)은 동과 정(靜)은 정과 작용한다는 이론입니다. 동적인 것은 천간, 정적인 것은 지지로 보고, 행운에서 들어오는 천간과 지지를 각각 천간은 천간끼리, 지지는 지지끼리 생극제화한다고 합니다. 지지 안의 지장간도 마찬가지로 천간에 작용하지 않으며, 지장간이 투출해도 천간과 작용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1965년 대만의 위천리(韋千里)와 우달인(尤達人)이 『명리정종』을 정리하고 교정하여 『신봉통고명리정종(神峯通考命理正宗)』을 출간했습니다. 이 책에는 잘 들어맞는 이론도 있지만, 너무 단정적이거나 잘 맞지 않는 이론도 있어 선택적으로 수용해야 합니다.
장남(張楠)
장남(張楠, 1514년~?)은 명나라의 명리학자로, 1514년(甲戌년 庚午월 乙亥일 丁丑시)에 지금의 강서성 임천현에서 태어났습니다. 자는 신봉(神峯), 호는 서계일수(西溪逸叟)입니다. 그는 사대부 집안 출신이지만 과거에 낙방하여 명리학자의 길을 걸었습니다. 18세기 청나라 초 『고금도서집성(古今圖書集成)』의 「星命部」에 명나라의 유명한 역술가 12인 중 한 명으로 언급된 것으로 보아 큰 명성을 얻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위천리(韋千里)
위천리(韋千里, 1911년~1988년)는 대만과 홍콩에서 활동한 중국 근현대 3대 명리학자(서락오, 위천리, 원수산) 중 한 명입니다. 대만 총통 장개석이 국사로 모시고 자문을 구했으며, 삼성 이병철 회장 등 한국의 유명 기업가와 정치인들도 그에게 사주를 보았습니다. 그의 저서는 한국 명리학자에게 많은 영향을 주었습니다.
주요 저서로는 명리약언을 편집하고 정리한 『정선명리약언(精選命理約言)』, 『팔자제요(八字提要)』, 『명학강의(命學講義)』, 『고고집(呱呱集)』 등이 있습니다.
(6) 삼명통회(三命通會)
『삼명통회(三命通會)』는 중국 명나라의 육오(育吾) 만민영(万民英)의 저서로, 명리학 최초의 백과사전으로 신법 자평법과 고법 삼명법을 총망라한 총 12권의 방대한 명리서입니다.
이 책은 년간과 납음오행을 중심으로 신살을 추명하는 삼명법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12운성, 12신살, 신살, 격국, 형충합 등 다양한 이론을 소개하며 간명비전, 소식부, 명통부, 계선편 등 구결과 비전을 담고 있습니다. 자평법을 일부 채용하여 삼명법을 보완했습니다. 특히 다른 고전에 비해 여명(女命, 여성 사주)을 상세하게 다루고 있어 도움이 많이 됩니다.
만민영(万民英)
만민영(万民英, 1521~1603년)은 중국 명나라 사람으로, 자는 여호(汝豪)이고, 호는 육오(育吾)입니다. 그는 천문학자이자 경학자(經學者, 유교 경전을 해석하는 학자)입니다. 주요 저서로는 『성학대성(星學大成)』, 『난대묘선(蘭臺妙選)』, 『상자심경(相字心經)』 등이 있습니다.
(7) 명리약언(命理約言)
『명리약언(命理約言)』은 중국 청나라 초 진소암(陳素庵)의 저서로, 총 4권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책은 오행의 생극제화와 상호 관계를 해석하고, 중화(中和)를 중시하며 억부용신론을 통한 명리 추론체계를 주장합니다. 특히 잡격, 납음, 공망, 신살 등 고법에 기반한 이론을 논리적으로 강하게 비판하고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명리약언』은 이전 시대 명리고전보다 읽기가 편하고 이해가 잘 되는데, 책 구성과 내용이 표준화되고 정리된 현대적 통변 체계를 이루고 있기 때문입니다.
진소암은 음간(陰干)과 양간(陽干)의 특성을 같은 기(氣)로 인식하고, 정격(正格)과 변격(變格)은 채택했지만, 잡격(雜格)은 철저히 배제했습니다. 그는 육친을 윤리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십이운성의 양생음사(陽生陰死)를 부정하여 음양순행(陰陽順行)과 음양동생동사(陰陽同生同死)를 주장했습니다.
진소암은 사주(원국)가 행운보다 중요하며, 행운은 앞으로 발생할 길흉화복의 시기와 정도를 미리 알려주는 역할을 한다고 보았습니다. 그는 대부분의 신살을 배제했기 때문에 신살로 인한 숙명론을 지양하고, 인간의 의지와 선택을 중요시하여 명리학을 미래 지향적인 학문으로 보았습니다.
『명리약언』은 이후 심효첨의 『자평진전』, 임철초의 『적천수천미』 등 명리서와 원수산, 서락오, 위천리, 박재완 등 근현대 명리학자에게 많은 영향을 미친 책입니다. 1933년에는 위천리가 이를 편집하고 주해를 달아 『정선명리약언(精選命理約言)』으로 출간했으며, 이는 현대의 많은 『명리약언』 책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진소암(陳素庵)
진소암의 본명은 진지린(陳之遴, 1605~1666년)으로, 중국 청나라 초기 절강성 해녕 출신입니다. 자는 소암(素庵)입니다. 그는 1605년 7월 27일 묘시(을사 계미 을묘 기묘)에 태어나 1666년 9월 18일(병오년 정유월)에 사망했습니다. 명나라 말기에 승정 10년에 진사가 되었고, 예부상서와 홍문원대학사를 지낸 유학자였습니다. 다른 명리 저서로는 『적천수』를 편집하고 주해한 『적천수집요(滴天髓輯要)』가 있습니다.
(8) 자평진전(子平眞詮)
『자평진전(子平眞詮)』은 중국 청나라 중기의 심효첨(沈孝瞻)이 쓴 명리서로, 현대에 맞는 논리적인 체계를 완성한 책입니다. 특히 격국론을 확립하여 격국론의 바이블로 여겨집니다. 『자평진전』은 “팔자용신 전구월령(八字用神 專求月令)”이라는 문장으로 대표할 수 있습니다. 이는 “팔자의 용신은 오로지 월령에서 찾는다.”라는 의미입니다.
『자평진전』은 월령을 통한 격국용신 체계를 확립하고, 상신 도입, 사길신 순용, 사흉신 역용, 잡격 배척, 지지는 삼합만 국을 이룸, 동정설, 개두설 수용, 내격/외격 체계, 건록격/월겁격 제안, 묘고 형충 해석, 잡기격 취용 등 이전의 오행 억부 중심의 이론과 차별된 이론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특히 격을 정하고 상신(相神)을 찾아 격과 운의 성패를 판단했습니다.
기존의 명리서들이 오행 생극제화와 억부 중심의 이론을 많이 다루었기 때문에 통변을 하려면 다양한 공부가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자평진전』은 격을 중심으로 천간 지지의 강약, 형충합 등에 대한 사례를 명확히 설명하고 있어 『적천수』나 『난강망』을 보완하는데 좋은 이론이 됩니다. 다만 “팔자용신 전구월령(八字用神 專求月令)”이라는 강력한 메시지에 매몰될 수 있어 공부할 때 주의가 필요합니다.
심효첨(沈孝瞻)
본명은 심역번(沈燡燔, 1696년~?)으로 청나라 절강성 산음 출신입니다. 자는 효첨(孝瞻), 호는 산음(山陰)으로, 건륭 4년(1739년)에 진사가 되었습니다. 명리에 밝아 여러 이론을 구분하고 정리하였으며, 격국 용신의 근간을 세웠습니다.
고전 공부에 대해
명리학을 깊이 있게 공부하기 위해서는 중급 이상 수준에서 공부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입문 과정을 마치고 바로 고전을 공부하려는 분들은 첫 페이지를 여는 순간 난관에 부딪칠 수 있습니다. 한자 용어에 익숙하지 않으면 내용을 전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고전을 고를 때에는 원서를 번역한 책을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만약 주해서를 선택하더라도 원서 내용이 함께 있는 책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해서는 저자의 해석과 이론이 많이 들어 있어 원문의 의미를 놓칠 수 있기 때문에 원서의 내용을 직접 번역해가며 공부하는 것을 추천합니다. 특히 서락오 선생의 책은 주해 과정에서 여러 이론이 섞여 있는 경우가 많아 잘 살피며 공부해야 합니다.
추천 고전은 3대 명리 고전으로 널리 알려진 『자평진전』, 『궁통보감』, 『적천수』를 추천합니다. 『적천수』는 원서가 어렵기 때문에 임철초 선생의 『적천수천미』를 추천합니다. 고전을 레벨별로 구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레벨 하(下)]
현대적인 체계로 구성되어 있어 그나마 쉽게 접근할 수 있습니다.
심효첨 『자평진전』
진소암 『명리약언』, 위천리 『정선명리약언』
[레벨 중(中)]
명리학의 기초 이론이 확고해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여춘태 『궁통보감』
서락오 『자평진전평주』, 『궁통보감평주』
[레벨 상(上)]
문장 속의 숨겨진 의미와 다양한 이론의 차이를 구분할 수 있어야 이해할 수 있습니다.
장남 『명리정종』
임철초 『적천수천미』
진소암 『적천수집요』
서락오 『적천수징의』, 『적천수보주』
[보조 서적]
고법 체계와 12운성/신살에 대한 공부를 할 때 필요합니다.
만민영 『삼명통회』
서대승 『연해자평』
이허중 『이허중명서』
곽박/장옹 『옥조정진경』
고법을 공부할 때는 책보다 논문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논문은 무료로 구할 수 있으며, 읽기 쉽게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고법은 자평명리의 큰 흐름과 신살 정도를 참고하시면 재미있습니다. 이번 삼명학 고법 사주 관련 내용은 관련 서적과 여러 논문을 참고했습니다. 논문은 아래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아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중국 명리원전(命理原典) ≪이허중명서(李虛中命書)≫ 고찰』 | 김만태
중국 명리원전 ≪낙록자부주(珞琭子賦注)≫에 관한 고찰 | 김만태
중국 명리원전(命理原典) 『명리약언(命理約言)』 고찰 | 김만태
『古法 三命學의 看命法 연구』 | 한병관
『명리학 고법과 신법의 논리구조 비교연구』 | 나혁진, 정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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